올해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1.4%로 2년 연속 1%대(실질 GDP 기준)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일본보다 낮았다. 최근 30년간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IMF 경제위기, 글로벌 경제위기, 팬데믹 경제위기 3번뿐이었다.” 라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작년 경제 성장률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GDP가 사용되었는데, 과연 국내총생산이 무엇이고 경제성장률은 어떻게 구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경제 전체의 소득과 지출
한 나라의 경제가 얼마나 잘 운영되는지 판단하려면 그 경제 모든 구성원의 총소득, 즉 GDP를 살펴봐야 합니다. GDP는 경제의 모든 구성원의 소득 총액과 그 경제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함께 나타냅니다. GDP가 소득과 지출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것은 경제 전체로 볼 때 소득과 지출이 같기 때문입니다.
나라 경제의 순환 모형도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가계는 기업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하며, 기업은 재화와 서비스의 판매 대금을 받아 근로자에게 임금을, 토지 소유자에게 지대를, 주주에게 이윤을 지불합니다. GDP는 각 가계와 재화와 서비스 시장에서 지출한 것과 같고 또한 기업이 생산요소시장에서 지불하는 임금, 지대, 이윤의 합과 같습니다.
국내총생산의 계산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은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입니다.
국내 총생산은 다음의 내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 생산자의 국적과는 상관없이 한 나라에서 이루어진 생산활동의 가치를 측정
- 일정 기간, 보통은 1년이나 1분기(3개월) 내의 지출의 흐름과 소득의 흐름을 나타냄
- 해당 기간에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만 포함되며 과거의 것은 포함되지 않음
- 중간재는 제외하고 최종재의 가격만 포함
- 눈에 보이는 재화와 보이지 않는 서비스 등 모든 품목을 포함
- 서로 다른 재화를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합하여 하나의 경제활동 지표를 도출
GDP는 소비, 투자, 정부구입, 순수출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분합니다.
소비(consumption)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가계의 지출을 말합니다. 다만 신축 주택 구입에 대한 지출은 소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자동차, 가전제품, 옷 등에 대한 지출과 이발, 의료, 교육 등의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해당합니다.
투자(investment)는 미래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재화, 즉 자본재(capital goods)의 구입을 말하며 주식, 채권, 펀드 등의 투자와는 다른 것입니다. 공장이나 오피스 같은 건물, 직원들의 컴퓨터, 컴퓨터 소프트웨어, 임대사업자들의 아파트, 자가 보유자들의 주택, 신축 주택 구입 등이 투자에 해당합니다.
정부구입(government purchases)은 정부에 의한 재화와 서비스의 구입을 뜻합니다. 공무원의 급여와 공공사업에 대한 지출이 포함됩니다.
순수출(net exports)은 수출에서 수입을 뺀 금액입니다.
실질 GDP와 명목 GDP
올해 GDP가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면 경제의 재화와 서비스 생산량이 증가했거나,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상승했거나, 둘 다였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은 매년 경제 추이를 분석할 때 재화와 서비스 총량의 변동과 가격변동을 독립적으로 파악하려고 합니다. 이때 실질 GDP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올해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과거의 고정된 가격으로 측정함으로써 그 경제의 전반적인 재화와 서비스 생산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재화와 서비스 생산액을 현재 가격으로 계산하는 것을 명목 GDP(nominal GDP)라고 합니다.
핫도그와 햄버거라는 두 종류의 재화만 생산하는 경제에 대한 데이터로 명목 GDP와 실질 GDP를 비교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위의 예에서 각 해의 가격으로 한 명목 GDP와 2019년의 핫도그와 햄버거 가격을 기준으로 한 실질 GDP를 계산하여 나타내었습니다. 그리고 그 두 가지 변수를 통해 GDP 디플레이터를 찾을 수 있습니다. GDP 디플레이터(GDP deflator)는 물가 수준의 지표로 기준 연도의 물가 수준 대비 현재 물가 수준을 측정하며,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수치에 100을 곱한 것입니다. 또 GDP 디플레이터를 사용하여 물가지수의 전년도 대비 상승률인 인플레이션율(inflation rate)을 구할 수 있습니다.
GDP는 경제적 후생을 측정하는 좋은 지표인가
GDP가 경제적 후생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하였지만,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얘기했듯이 GDP는 우리 자녀들의 건강이나 교육의 질, 놀이에서 얻는 즐거움, 시의 아름다움이나 결혼생활의 건강함, 국정에 관한 논쟁에서 나타나는 예지, 공무원들의 정직성 등을 비롯한 많은 것이 표현되지 않습니다.
즉 GDP는 완벽한 후생 지표가 아니며 행복한 삶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요소 중 어떤 것, 시장 밖에서 일어나는 행위, 환경의 질, 소득 분배 등에 대해서도 나타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GDP를 비교해보면 그 나라의 생활 수준과 GDP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인당 GDP가 낮은 나라일수록 저체중으로 태어난 영아 수가 더 많고 유아와 산모 사망률이 높고 어린이 영양실조도 더 많습니다. 또 깨끗한 식수에 대한 접근도 교육에 대한 기회도 더 적다는 데이터를 볼 때 1인당 GDP가 국민들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GDP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중요하며 이 같은 통계 수치를 이용하여 경제의 행태를 수량화하는 일은 거시경제학 공부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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