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
국제무역이 한 국가의 경제적 후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 등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아이소랜드(Isoland)라는 가상 국가의 섬유 시장이 현재 전 세계의 섬유 시장과 단절되어 있었다고 가정하고 다음 세 가지 문제에 대하여 밝혀내려고 합니다.
- 정부가 섬유의 수입과 수출을 자유화한다면, 국내 섬유 가격과 거래량은 어떻게 변할까요?
- 무역자유화 조치로 누가 이득을 보며, 누가 손실을 보게 될까요? 국가적으로 이득이 손실보다 크다고 할 수 있을까요?
- 새로운 무역정책의 수단으로 관세를 부과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소랜드의 현재 섬유 가격을 세계시장에서 형성된 국제가격(world price)과 비교하여 아이소랜드가 섬유 생산에 비교우위가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국제무역 이전 아이소랜드 섬유 시장의 균형가격 < 국제가격 (수출국이 얻는 것과 잃는 것)
자유무역이 허용되면 섬유 생산자들은 국제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지 않을 것이어서 국내 가격이 상승하여 국제가격과 같아지며 이 가격대의 국내 공급량과 국내 수요량이 일치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이 가격에서는 국내 생산자들의 남는 공급량을 외국에 수출해야 하며 아이소랜드는 섬유 수출국이 됩니다. 이때, 무역의 결과 얻는 것과 잃는 것은 어떻게 될까요?
무역 전 소비자잉여는 A+B에서 무역 후 A로 줄어들고, 무역 전 생산자잉여는 C에서 무역 후 B+C+D가 됩니다. 따라서 무역 전 총잉여는 A+B+D, 무역 후 총잉여는 A+B+C+D가 되어 아이소랜드의 총잉여는 증가하게 됩니다.
이것을 수출국에 대한 분석으로 일반화하면
- 수출국에서는 국내 생산자들이 이득을 보고, 국내 소비자들은 손실을 보게 됩니다.
- 국제무역의 결과 생산자잉여 증가분이 소비자잉여 감소분보다 크기 때문에 나라 전체의 경제적 후생은 증가하게 됩니다.
국제무역 이전 아이소랜드 섬유시장의 균형가격 > 국제가격 (수입국이 얻는 것과 잃는 것)
교역이 시작되면 국내 가격은 하락하여 국제가격과 같아집니다. 이 때 (c)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국제가격에서는 국내 공급량이 국내 수요량보다 부족하므로 그 부족한 양을 외국에서 구입해야 하며 아이소랜드는 섬유 수입국이 됩니다. 무역 전 소비자잉여가 A인데 무역 후 소비자 잉여는 A+B+D로 증가하게 되고, 생산자잉여는 무역 전 B+C에서 무역 후 C로 감소합니다. 총잉여는 무역 전 A+B+C에서 무역 후 A+B+C+D로 증가하게 되어 수입국 전체의 후생이 증가합니다.
역시 이것을 수입국에 대한 분석으로 일반화하면
- 국제무역의 결과 수입국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이득을 보고, 국내 생산자들은 손실을 보게 됩니다.
- 국제무역의 결과 소비자잉여 증가분이 생산자잉여 감소분보다 크기 때문에 나라 전체의 경제적 후생은 증가합니다.
위의 수출국과 수입국의 두 가지 경우에서 자유 거래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경제학의 기본원리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얻는 자와 잃는 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정치적 대결 구도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자유무역의 패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하여 관세나 수입쿼터와 같은 무역장벽을 도입하도록 정부에 로비하기 때문입니다.
관세 부과의 효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모든 미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고립주의 보호무역 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재선 공약으로 중국에 대한 보편적 관세 부과 방침을 내걸었는데, 이를 전 세계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여름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의 일부입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관세를 부과하면 해당 기업과 국가는 과연 이득을 보게 될까요? 다음의 그래프를 보시겠습니다.
자유무역하에서 국내 섬유 가격은 국제가격과 같아야 하지만 수입 섬유에 관세가 부과되면 부과된 관세만큼 국제가격보다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수입 섬유나 국산 섬유 관세가 없었을 때보다 상승하고 이로 인하여 수요량과 공급량이 달라집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수요량은 Qx에서 Qy로 감소하고 공급량은 Qa에서 Qb로 증가합니다. 관세로 인해 국내 가격이 상승하여 국내 생산자들은 이득을 보고 소비자는 손실을 보며, 정부는 관세수입을 올립니다.
정확한 이득과 손실을 비교하기 위하여 정리해 보면, 소비자잉여는 관세부과 전에는 A+B+C+D+E+F에서 관세부과 후 A+B로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생산자잉여는 관세부과 전 G에서 관세부과 후 C+G로 상승하였으며 정부 수입은 관세부관 전에는 0에서 관세부과 후 E로 새로 발생하였습니다.
총잉여로 비교하자면 관세부과 전에는 A+B+C+D+E+F+G였는데 관세부과 후에는 A+B+C+E+G가 되어 D+E만큼 감소하였고 이것이 바로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적 순손실이 됩니다.
관세도 세금의 일종이기 때문에 경제적 순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전 글에서 보았듯 재화에 대한 세금 부과와 마찬가지로 관세 부과도 경제적 유인을 왜곡하고 재화의 배분을 최적의 상태에서 멀어지게 만듭니다. 따라서 관세와 같은 무역 제한 정책 없이 자유무역을 허용하는 것이 경제 효율의 관점에서 보면 좋습니다.
국제무역의 또 다른 이득을 알아보겠습니다.
- 다양한 소비 기회의 제공
-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비의 하락
- 경쟁 촉진
- 생산성 향상
- 새로운 아이디어의 전파
이렇듯 자유무역은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며, 시장을 더욱 경쟁적으로 만들고, 경제를 더 생산적으로 만들고 새로운 기술의 전파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국제무역이 국내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들의 주장대로 자유무역은 한편으로는 일자리를 파괴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또 새로 시작한 산업들은 그들이 제대로 경쟁할 수 있을 때까지 임시로 무역장벽을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수많은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보호 같은 조치 없이 스스로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무역 제한 조치가 상대방 국가들과 무역 협상을 할 때 유용하다는 점을 들어 보호무역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효과적이진 않습니다.
이전 글 : [경제] 조세의 경제적 비용
다음 글 : [경제] 외부효과 개념과 정책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부효과에 대한 사적해결책 (1) | 2024.04.01 |
---|---|
외부효과 개념과 정책 (0) | 2024.03.31 |
조세의 경제적 비용 (1) | 2024.03.31 |
시장의 효율성과 형평성 (0) | 2024.03.31 |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 (0) | 2024.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