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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장의 효율성과 형평성

by smartJJ 2024. 3. 31.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는 경제학자들이 소비자와 생산자의 후생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기본적인 분석 도구입니다. 이 도구들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시장 기능에 따른 자원 배분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형평성

혹시 선의의 사회계획가(benevolent social planner)라고 들어 보셨나요? 그는 전지전능한 독재자로 모든 사회 구성원의 경제적 후생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후생을 극대화하려면 한 사회의 경제적 후생을 측정하는 기준부터 정해야 하는 데 그중 중요한 한 가지 기준은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 즉, 총잉여(total surplus)입니다.

  • 소비자잉여 = 소비자가 누리는 가치 –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
  • 생산자잉여 = 생산자가 받는 금액 – 생산자가 치르는 비용
  • 총잉여 = (소비자가 누리는 가치 – 소비자 지불금액) + (생산자 받는 금액 – 생산자가 치르는 비용)
    = 소비자가 누리는 가치 – 생산자가 치르는 비용

(*소비자 지불금액과 생산자가 받는 금액이 같아서 상쇄됩니다.)

 

 

 

 

자원 배분이 총잉여를 극대화할 때 우리는 이러한 배분을 효율성(efficiency)이 있다고 하는데 배분 상태가 효율적이지 않다면 시장 거래로 얻을 수 있는 이득 중 일부를 얻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재화의 생산이 생산비가 가장 낮은 생산자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 재화에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가 소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에 해당합니다 선의의 사회계획가는 효율성과 함께 형평성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형평성(equality)이란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경제적 후생이 균등하게 분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효율성의 문제는 과연 가장 큰 파이가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이고, 형평성의 문제는 이 파이가 균등하게 분배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효율성만을 목표로 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시장균형에 대한 평가

다음 그래프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에 달했을 때 발생하는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를 보여줍니다. 소비자잉여는 수요곡선의 아랫부분이면서 균형가격 수준의 윗부분 영역이고, 생산자잉여는 균형가격 수준의 아랫부분이면서 공급곡선의 윗부분이며 두 영역의 합이 시장에서 창출되는 총잉여가 됩니다.

시장균형
시장균형

 

이 균형 상태에서 자원 배분이 효율적인지, 총잉여가 극대화되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소비자와 생산자가 시장에 참여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어떤 재화에 대해 균형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만이 이 재화를 구입할 것이고 균형가격보다 낮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는 구입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재화의 가격보다 비용이 낮은 생산자만 이 재화를 만들어 공급하려 할 것이고, 생산비용이 균형가격보다 높은 생산자는 이 재화를 공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 성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자유로운 시장은 공급된 재화를 지불용의가 가장 큰 소비자에게 배분되도록 합니다.

2.     자유로운 시장은 생산비가 가장 저렴한 생산자에게 수요가 배분되도록 합니다.

3.     자유로운 시장에서 생산된 재화의 수량은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을 극대화하는 수량입니다.

 

균형거래량이 주어지면 선의의 사회계획가는 수요자 간 소비의 기회를 재배분하고, 공급자 간 생산의 기회를 재배분 하더라도 경제적 후생수준을 증가시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균형거래량보다 적은 수량에서는 소비자가 재화에 부여한 가치가 생산자의 비용보다 크게 되고, 균형거래량보다 많은 수량에서는 생산자의 비용이 소비자가 재화에 부여한 가치보다 크게 되며 그 두 가지 경우 모두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를 합한 총잉여보다 균형거래량에서의 총잉여가 더 크게 됩니다.

 

이것은 결국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이 극대화되는 것을 뜻하고 시장균형에서 자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의의 사회계획가는 시장에 나타난 결과를 그대로 두면 됩니다. 이와 같은 자유방임 정책을 프랑스어로 레세페르(laissez-faire)’라고도 하는데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한다는 의미입니다.

 

선의의 사회계획가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참 다행입니다. 그가 총잉여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량을 어떻게 결정할지 생각해 보는 것은 좋지만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으며, 현실 세계의 독재자는 우리가 가정하듯 착한 사람이 아닐 수 있고 또한 최선의 방법을 위한 완벽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선의의 사회계획가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파트너를 선택한다면 그의 일은 쉬워질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소비자와 생산자가 가진 정보를 반영하여 모든 사람에게 경제적 효율성의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내도록 인도할 것이기 때문이며 이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자유로운 시장을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후생경제학의 기본적인 분석 도구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은 몇 가지 가정하에서 성립된다는 것이며 이 가정들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시장균형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가정을 살펴보면,

 

 

 

 

첫째, 시장이 완전 경쟁적이라는 가정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쟁이 완전하지 못한 경우가 흔하며 하나 혹은 소수의 소비자나 생산자가 시장가격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시장지배력(market power)이라고 하고 시장지배력은 가격과 수량을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된 시장균형에서 이탈하게 하기 때문에 시장성과를 비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 시장 성과가 소비자와 생산자에게만 적용된다는 가정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소비자나 생산자의 의사결정이 시장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충제 수요와 공급 시장에서 전혀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환경오염과 같은 문제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외부효과(externalities)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사회적 관점에서 시장균형은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시장지배력과 외부효과는 시장 실패(market failure)라는 일반적인 현상의 일종으로 자유방임 상태의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따라서 미시 경제학자들은 어떤 경우에 실패하게 되는지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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