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에서는 수요와 공급 기능이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과 거래량을 결정하고 자원을 배분하는데, 자원 배분 결과가 바람직할지에 대해서 분석해보겠습니다.
후생경제학(welfare economics)은 이런 자원의 배분이 사람들의 경제적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로 소비자(구매자)와 판매자(생산자)가 시장 거래에 참여하면서 얻는 이득을 살피고 이 이득의 총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합니다. 이 후생경제학의 첫 단계로 소비자들이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소비자잉여(consumer surplus)
어떤 사람이 소장하고 있던 상태가 매우 좋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첫 음반 1장을 팔고자 경매에 부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경매에 A, B, C, D 네 사람이 참여하였고 이들은 모두 이 음반을 사고 싶어 하지만 각자 내려는 금액에는 상한선이 있습니다. 이 금액을 지불용의(willingness to pay)라고 합니다. 네 명의 지불용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A: 10만원, B: 8만 원,만원 C: 7만 원,만원 D: 5만 원만원
음반을 팔기 위해 경매가 시작되고 낮은 가격인 1만 원부터 시작하여 점차 높은 가격으로 진행됩니다. A가 8만 원(혹은 약간 더 높은 금액)을 부르는 순간 그보다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없던 B, C, D는 경매에서 탈락하고 A에게 팔릴 것입니다. 결국 이 음반을 가장 가치 있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팔렸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A는 어떤 이득을 얻었을까요? 사고 싶던 음반을 가지게 된 것 자체도 좋은 일이겠지만 10만 원을 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8만 원만 지불했기 때문에 2만 원 싸게 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차액 2만 원은 소비자의 지불용의에서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한 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소비자잉여라고 합니다.
위 예를 살짝 바꾸어 똑같은 음반이 2장 있었고 같은 가격으로 2명에게 판매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는 A와 B가 7만 원(혹은 약간 더 높은 금액)을 부르면 B와 C는 그 이상의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없었으므로 경매는 A와 B의 구매로 종료될 것입니다. 이때는 A의 소비자잉여는3만 원,의 소비자잉여는 1만 원이 되고 시장에서의 소비자잉여의 합계는 4만 원이 됩니다.
큰 시장으로 확대하여 보겠습니다. 어떤 재화에 대해서 수요곡선의 높이와 소비자의 지불용의 관계를 관찰하면 어느 수량에서든 수요곡선에 의해 나타나는 가격은 한계소비자의 지불용의 입니다.한계소비자(marginal buyer)는 그 가격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서는 시장을 떠나버리는 소비자를 말합니다. 즉, 수요곡선은 각 수량에서의 한계소비자의 지불용의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으며 이 곡선으로 소비자잉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전형적인 수요곡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프(a)에서 가격이 P1, 수요량이 Q1일 때 소비자 잉여는 하늘색 삼각형의 넓이와 같습니다. 만약 가격이 P1에서 P2로 하락하면 수요량은 Q1에서 Q2로 증가하고 이때의 수요곡선은 그래프(b)로 나타낼 수 있는데 주황색 직사각형의 넓이가 이전가격 P1이었을 때의 기존 소비자에게 추가로 주어진 소비자잉여가 되고 초록색 삼각형의 넓이가 가격이 하락하여 새로 시장에 진입한 소비자들의 소비자잉여가 됩니다.
소비자잉여는 시장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 만든 개념이고 경제적 후생을 반영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이 대체로 합리적이라고 가정하고 이들은 주어진 조건에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믿습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입하는 물건에서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는지 스스로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생산자잉여(producer surplus)
이제 시장의 반대편에 있는 생산자들이 시장에 참여하여 얻는 이득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이는 소비자잉여 분석과 매우 유사합니다. 어떤 사람이 집 담장에 페인트칠을 할 사람을 구하고 있고 W, X, Y, Z 네 사람이 하겠다고 입찰하였으며 이들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게 작업을 맡기려고 합니다.
이들 페인트공은 페인트, 붓과 같은 물건을 사기 위해 실제로 지불한 현금 비용과 그들의 시간에 부여한 가치까지도 고려하여 비용(cost)을 산정하고 그 비용보다 적은 가격으로는 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 이상의 가격으로만 작업을 할 것입니다. 이들이 생각한 작업비용을 알아보겠습니다.
W: 90만원, X: 80만원, Y: 60만원, Z: 50만원
입찰은 경매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높은 가격에서 낮은 가격으로 진행되고, Z가 60만 원을 제시하는 순간 작업비용이 60만 원보다 더 높거나 같았던 W, X, Y는 모두 포기하고 페인트칠 작업은 Z가 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Z는 50만 원에도 할 수 있는 일을 60만 원을 받고 하기 때문에 10만 원의 이익이 생기게 되며 이것이 바로 생산자잉여가 됩니다.
생산자잉여란 생산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에서 생산자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고 이것이 생산자가 시장에 참여하여 얻는 이득이 됩니다.
소비자잉여의 예와 마찬가지로 만약 집이 2 채였고 페인트공을 2명 구하는 경우로 바꾸어 보면 Y, Z가 80만 원을 부를 때 W, X는 일을 포기하고 Y, Z가 일을 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때 Y의 생산자잉여는 20만 원,의 생산자잉여는 30만 원이 되며 생산자잉여의 합계는 50만 원이 됩니다.
생산자들은 언제나 높은 가격을 받고 싶어 하는데 가격을 높이면 생산자잉여는 어떻게 될까요? 공급곡선에서도 곡선의 높이가 생산자의 비용과 관련이 있고 어떤 수량에서든 공급곡선의 가격은 한계생산자의 비용을 나타냅니다. 한계생산자(marginal seller)는 가격이 그 이하로 내려갈 경우 시장을 바로 떠나는 생산자를 뜻합니다.
그래프(a)에서 가격은 P1, 공급량은 Q1이고 생산자잉여는 주황색 삼각형의 넓이와 같습니다. 이 상태에서 가격이 P2로 상승하면 공급량은 Q1에서 Q2로 증가하게 되고 그 결과 기존 생산자들에게는 파란색 직사각형의 넓이만큼 생산자잉여가 추가로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가격이 상승하면서 새롭게 시장에 참여하게 된 생산자들의 생산자잉여가 초록색 삼각형 넓이로 표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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