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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조세의 경제적 비용

by smartJJ 2024. 3. 31.

미국의 위대한 법사상가로 알려진 올리버 웬델 홈즈 주니어는 세금은 우리가 문명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내는 돈이다. (I like to pay taxes. With them, I buy civilization.)”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우리들의 삶에 깊숙이 작용하기 때문에 세금 부과의 효과에 대해 분석하고 세금이 시장 참여자들의 경제적 후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말해 문명사회를 유지하는 비용이 얼마인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조세로 인한 경제적 순손실

세금이 소비자에게 부과되든지 판매자에게 부과되든지 관계없이 결국은 수요와 공급의 탄력성이 소비자와 판매자의 세금 분담 비율을 결정한다는 것을 이전 글에서 보았습니다. 또한 세금이 부과되면 소비자가 내는 가격과 판매자가 받는 가격 사이에 간격이 생기고 이 간격 때문에 시장에서의 거래량이 감소하고 시장 규모가 축소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수요 공급 곡선에 정부의 조세수입까지 고려하여 그래프로 나타내 보겠습니다.

조세로 인한 경제적 순손실
조세로 인한 경제적 순손실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경우,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은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점에서 결정되어 균형가격은 P1, 균형거래량은 Q1이 됩니다. 이 경우, 소비자잉여는 A+B+C, 생산자잉여는 D+E+F, 조세수입은 0, 총잉여는 A+B+C+D+E+F가 됩니다. 

 

그러나 세금이 부과된 후에는 소비자가격이 P1에서 P3로 상승하여 A만 소비자잉여가 되고, 생산자가격은 P1에서 P2로 낮아져서 F만이 생산자잉여가 됩니다. 거래량이 Q1에서 Q2로 감소하게 되어 정부의 조세수입으로 B+D가 발생하고, 조세수입까지 포함한 총잉여는 A+B+D+F가 됩니다.

 

 

 

 

세금이 부과되자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가 감소하였고 조세수입은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세 가지 변화를 모두 합한 총잉여도 이 경우에 C+E만큼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세금 부과에 따른 소비자와 생산자의 후생 감소가 조세 수입의 감소를 능가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며 세금부과와 같은 시장 왜곡 현상에 따른 경제적 총잉여의 순감소를 경제적 순손실(deadweight loss)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세금 부과가 왜 경제적 순손실을 초래할까요? 정상적인 경우 시장이 희소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균형상태에서 소비자와 생산자의 잉여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세금이 부과되면 소비자의 가격은 상승하고 생산자의 가격은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감소하여 시장 규모가 작아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세금부과는 경제주체들의 경제적 유인 구조를 바꾸어 시장이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하게 만듭니다. 

 

경제적 순손실의 결정 요인

이번에는 세금에 따른 경제적 순손실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그것은 수요량과 공급량이 가격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요와 공급의 가격탄력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그래프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경제적 순손실 결정 요인
경제적 순손실 결정 요인

 

위의 두 그래프에서 수요곡선과 세금의 크기는 같고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다릅니다. (a)에서는 세금 부과로 인하여 가격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공급량이 별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서 경제적 순손실이 적었지만, (b)에서는 세금 부과로 인해 가격에 변화가 생겼을 때 공급량이 민감하게 반응하여 경제적 순손실이 크게 나타납니다. 

 

두 그래프에서의 주황색 삼각형의 넓이가 경제적 순손실을 나타내는데 (a)의 주황색 삼각형보다 (b)의 주황색 삼각형이 더 큰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공급곡선과 세금의 크기가 같고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다른 경우에도 수요곡선이 탄력적일 때의 경제적 순손실이 비탄력적일 때의 경제적 순손실보다 크게 발생합니다. 

 

세금의 변화와 경제적 순손실, 조세수입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은 항상 어떤 세금을 얼마나 올리고 내릴지를 고민하는데 세금의 크기에 따라 조세수입과 경제적 순손실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같은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놓고 세금을 소규모, 중규모, 대규모로 부과하였을 때 시장 거래량과 총잉여가 얼마나 감소하고 이로 인해 경제적 순손실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세금의 변화와 경제적 순손실
세금의 변화와 경제적 순손실

 

경제적 순손실은 세금 부과에 따른 총잉여의 감소분입니다. (a)에서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세금이 부과되어 경제적 순손실과 조세수입이 적습니다. (b)에서는 세금 규모가 다소 크며 경제적 순손실과 조세수입의 규모도 큽니다.

 

(c)에서는 매우 무거운 세금이 부과되어 커다란 경제적 순손실이 발생했으나, 무거운 세금으로 인해 시장 거래량이 크게 줄어 조세수입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만약 더 무거운 세금이 부과된다면 시장에서 아예 거래가 발생하지 않아 조세수입이 0이 될 수도 있습니다.

래퍼곡선
경제적 순손실의 증가와 래퍼곡선

 

(a), (b), (c)에서 보여준 세금 규모와 경제적 순손실, 그리고 조세수입 사이의 관계를 위 두 개의 그래프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d)는 세금의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 순손실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보여주고, (e)는 세금의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조세수입이 처음에는 증가하다가 시장 거래량이 감소함에 따라 조세수입도 궁극적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e) 래퍼곡선(Laffer curve)이라 하며, 세율을 낮추면 조세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 경제학자 아서 래퍼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이후 역사적 경험을 통해 래퍼의 주장이 틀렸음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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