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시장경제에서 가격 조정을 통해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듯이, 이상적인 노동시장에서도 노동의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도록 임금이 조정될 것이며 이러한 임금 조정을 통해 모든 근로자가 항상 완전히 고용될 수 있음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리 실업률은 절대로 0이 되지 않으며 자연 실업률을 중심으로 상하로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노동시장이 이상적인 완전고용을 달성하지 못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장기 실업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직업 탐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걸친 실업을 마찰적 실업(frictional unemployment)이라 하고, 노동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여 생기는 오래 지속되는 실업을 구조적 실업(structural unemployment)이라고 하며 그 원인으로는 최저임금제, 노동조합, 효율임금이 있습니다.
직업 탐색
근로자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적절한 직업을 찾는 과정을 말하며, 마찰적 실업은 여러 기업에 의한 노동 수요의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 나라의 여러 지방에서 서로 다른 재화를 생산하기 때문에 어떤 지방에서는 고용이 증가하고 다른 지방에서는 고용이 감소하여 발생하기도 하고, 국제무역의 패턴의 변화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조정이 일어나는 과도기에 일시적인 실업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구직 활동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공공정책과 직업 탐색: 정부는 이들을 위해 고용 촉진 기관을 통해 비어 있는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구직자와 구인 기업을 연결할 수 있고, 공공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근로자들이 다른 직종으로 이직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사회계층 구성원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실업보험(unemployment insurance): 실업보험을 운영하여 근로자들이 실직할 경우 소득의 일부를 보충해 줍니다. 지급 조건은 주나 연도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실직 후 26주 동안 기존 월급의 50% 정도에 해당하는 실업급여를 실직 근로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정책들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근로자와 일자리를 연결해 주거나 노동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은 민간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미국 경제에서 대부분의 구직활동은 신문광고, 인터넷 구직 사이트, 대학의 취업 알선 부서, 인재 스카우터(헤드헌터)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어떤 경제학자들은 실업보험제도가 실직자들의 구직 노력을 저해하여 오히려 실업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경제학자들은 실업보험 덕분에 원하지 않는 새 직장을 가는 대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직장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합니다.
최저임금제
직장의 수가 구직자의 수보다 적어서 발생하는 구조적 실업의 첫 번째 경우입니다. 최저임금제가 미국 전체 실업의 주된 원인은 아니지만, 십 대 청소년 근로자들처럼 숙련도와 경험이 부족한 특정 계층의 경우에는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노동의 수요량과 공급량을 일치시키는 임금 수준보다 높게 책정되면 노동 공급량은 늘고 수요량은 줄어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납니다. 즉 일자리 수에 비해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서 실업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프(a)는 최저임금제의 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만, 임금이 균형 수준보다 높게 유지되면 실업이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원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노동조합(union)은 임금, 부가급여, 그리고 근로 조건에 대해 고용주와 교섭하는 근로자들의 단체입니다. 대부분의 근로자는 개별적으로 고용주와 직접 교섭하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단체로 교섭합니다. 이처럼 노동조합과 기업주가 고용 조건에 합의하는 과정을 단체교섭(collective bargaining)이라 합니다.
노동조합이 기업과 교섭할 때 노동조합이 없을 때의 기업 측 제안 조건보다 더 나은 혜택과 근로조건을 요구하며, 기업이 거부하여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노동조합이 조직적으로 작업을 거부하는데 이를 파업(strike)이라고 합니다.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노동조합에 속한 근로자들의 임금이 그렇지 않은 근로자들의 임금에 비해 10~2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조합이 임금을 균형 임금 수준 이상으로 인상하면 노동의 공급량은 늘고 수요량은 줄어 실업이 발생합니다. 그 결과로 고용 상태를 유지하는 근로자들은 전보다 이득이지만, 전에 고용되었다가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피해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원(내부자)과 그 기회를 얻지 못한 근로자(외부자)의 갈등을 야기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합니다.
노동조합이 경제에 이로운지 해로운지에 대하여 경제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일치되지는 않습니다. 노동조합을 옹호하는 학자들은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기업의 시장지배력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노사관계법을 통해 고용주들이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결성 노력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에 대해 비판적인 학자들은 노동조합이 카르텔에 불과하며, 노동조합원들이 높은 임금을 받는 대신 다른 근로자들이 낮은 임금을 받아야 하므로 공평성에 위배된다고 주장합니다.
효율임금
기업이 높은 임금을 지불하면 근로자들의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노동의 공급과잉이 있는 경우에도 높은 임금을 유지하는 것이 기업에 이익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기업이 균형 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을 효율임금(efficiency wages)이라고 합니다. 효율임금 이론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 근로자들의 건강: 부적절한 영양 상태가 문제가 되는 저개발국에 해당합니다. 이 나라의 기업들은 임금을 낮추면 근로자들의 건강과 생산성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높은 임금을 지급하여 생산성을 높게 만드는 것이 이익일 것입니다.
- 근로자들의 이직: 근로자들이 얼마나 자주 직장을 그만두는 가는 그들이 직면하는 전체적인 경제적 유인에 따라 좌우됩니다. 기업에서는 근로자를 새로 채용하여 훈련시키는 데 큰 비용이 들게 되며 교육을 시키더라도 경험 많은 근로자들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므로, 기업이 높은 임금을 지급해서 근로자들의 이직을 줄이는 것이 더 이익일 수 있습니다.
- 근로자들의 자질: 기업은 재능 있는 근로자를 채용하고 싶어 하지만 지원자들의 자질을 완벽하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높은 임금을 지급한다면 그 기업에 더 좋은 근로자들이 지원할 것이고, 더 좋은 근로자들을 뽑아서 오히려 이윤을 늘리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 근로자들의 근로 열의: 기업에서는 태만한 근로자들보다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을 원합니다. 이때 임금이 높으면 근로자들이 그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원할 것이고, 최선을 다해 일할 경제적 유인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실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해법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업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되는지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를 조직화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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