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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정정책이 총수요에 미치는 효과

by smartJJ 2024. 4. 5.

정부는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재정정책을 통해서도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재정정책(fiscal policy)이란 정부지출과 조세의 전반적인 수준에 관한 정부의 결정을 말하며, 이들 정책은 장기적으로 저축과 투자,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단기에는 주로 재화와 서비스의 총수요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정부구입의 변동

정부가 통화량을 조절하거나 조세수준을 변동시키면 기업과 가계의 지출이 영향을 받아 총수요곡선이 이동합니다. 또 정부가 재화와 서비스 구입을 위한 지출을 변동시키면 총수요곡선이 직접적으로 이동합니다. 그렇다면 국방부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에 200억 달러 상당의 전투기 구입을 발주하면 총수요 곡선은 얼마나 이동할까요? 정확히 200억 달러만큼 이동할 수도 있지만 승수효과와 밀어내기 효과에 의해 그 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두 효과에 대해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승수효과와 밀어내기 효과

정부가 보잉사에서 200억 달러 상당의 재화를 구입하면 보잉사의 고용과 이윤이 확대되고 보잉사 근로자들의 임금소득이 증가하며 소비지출이 증가합니다. 이로 인해 다른 기업이 생산하는 여러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정부가 지출한 1달러보다 더 큰 폭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확대재정 정책에 따른 소득의 증가로 소비지출이 증가하여 총수요가 추가로 증가하는 현상을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라고 합니다.

 

 

 

 

즉 정부구입이 200억 달러 증가하면 총수요곡선이 처음에는 정확히 200억 달러만큼 오른쪽으로 이동하지만 소비지출이 추가로 증가하면서 총수요곡선이 다시 오른쪽으로 더 이동할 수 있습니다. 총수요가 증가할 때 투자가 증가하면 소비지출 증가에서 비롯되는 승수효과가 더 강력해지는데 이를 투자 가속도(investment accelerator)라고도 합니다.

 

정부지출승수 공식

 

정부 구입의 증가가 총수요에 미치는 승수효과의 크기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이때 추가소득 중에서 저축되지 않고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을 한계소비성향(marginal propensity to consume, MPC)이라고 하며, 이 변수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계소비성향이 3/4라고 가정하였을 때 정부지출 200억이 총수요에 미치는 효과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총수요 변동분 구하기
총수요 변동분 구하기

 

이때 승수 = 1/(1-MPC) 이 되고, MPC=3/4 이라면 승수는 4가 됩니다. 또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800억 달러 증가하게 됩니다. MPC가 클수록 소득 증가에 대해 소비가 더 큰 폭으로 반응하고 승수도 커집니다.

 

승수효과의 응용

 

승수효과의 논리는 정부구입의 증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 투자, 정부구입, 순수출 등 GDP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적용됩니다. 만약 해외 경기침체로 미국 순수출에 대한 수요가 100억 달러 감소한다면 미국 국민소득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소비지출도 감소하게 되는데 이때 한계소비경향이 3/4라면 승수효과는 역시 4가 되고, 100억달러의 4배인 400억 달러가 감소하게 됩니다.

 

밀어내기 효과

 

확대재정 정책에 따른 이자율의 상승으로 투자가 감소하여 총수요의 증가가 일부 상쇄되는 현상을 밀어내기 효과(crowding-out effect) 또는 구축효과라고 합니다. 앞의 예에서 정부가 보잉사에서 전투기를 200억 달러어치 구입하면 보잉사의 근로자들과 주주들의 소득이 증가합니다. 소득이 증가하면 가계는 재화와 서비스 구입량을 늘리고 유동자산의 보유도 늘리려고 할 것이며 화폐 수요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통화량은 변하지 않았으므로 화폐공급곡선은 변함이 없는데 화폐수요만 늘면 이자율이 상승하게 되고 이에 따라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200억달러만큼 총수요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했다가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수요의 감소로 총수요곡선이 다시 왼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정부구입을 늘리면 경제 전체의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총수요는 승수효과와 밀어내기 효과 중 어느 쪽이 더 강한가에 따라 더 많이 증가할 수도 있고 덜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세금의 변동

정부구입 외의 재정정책의 주요수단은 조세입니다. 세금이 인하되면 소비지출이 증가하므로 총수요곡선은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세금이 인상되면 소비지출이 감소하므로 총수요곡선은 왼쪽으로 이동합니다. 세금 변동에 따른 총수요 변동폭도 승수효과와 밀어내기 효과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세금 변동에 따른 총수요의 변동폭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가계가 세금 변동을 항구적인 조치로 인식하는가 아니면 일시적인 조치로 인식하는가입니다. 세금이 인하된다고 할 때 항구적으로 지속된다고 예상한다면 사람들이 소비지출을 크게 늘릴 것이고 이로 인해 총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경제안정화 정책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이 재화와 서비스의 총수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정책담당자들이 총수요를 조절하고 경기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사용해야 할까요? 한다면 언제 개입할까요? 만약 대통령과 의회가 세금을 인상할 경우 중앙은행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정부가 세금을 인상하면 총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생산과 고용이 줄어듭니다. 재정정책으로 인한 총수요의 감소를 중앙은행이 상쇄하고 싶으면 통화량을 늘려 총수요를 확대하면 됩니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이자율이 하락하여 소비와 투자지출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통화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면 재화와 서비스의 총수요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이런 분석을 합니다.

 

 

 

 

미국의 경우 경제 안정화 정책은 1946년에 고용법이 제정된 이래 정부의 명시적인 정책목표가 되었습니다. 이 법에 완전 고용과 생산을 촉진하는 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이고 책임이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경기변동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대폭적으로 혹은 갑작스럽게 변동시키지 말라고 경제학자들은 조언합니다. 이러한 정책이 총수요의 변동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또 총수요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정부는 민간부문에서 일어나는 변동에 대처해야 합니다. 케인즈는 근거가 약한 낙관론과 비관론의 요동으로 총수요가 변동한다고 주장하며 이런 태도변화를 동물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렇듯 낙관론과 비관론이 요동칠 때 정부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사용하여 대처하면 총수요를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경기변동을 완화할 목적으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사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도 있습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경제성장 촉진과 물가 안정 등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하며 단기 경기변동은 자체적으로 해결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에 따르면 중앙은행이 경제 여건 변화에 너무 늦게 대응하여 결과적으로 경기변동을 치유하기는커녕 오히려 경기변동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통화량을 꾸준히 소폭 증가시키는 것과 같은 수동적인 통화정책을 권합니다.

 

정책을 집행하는 데 따른 시차 때문에 단기적으로 경제안정화 정책의 효용이 떨어지는데 이 시차를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동안정화 장치(automatic stabilizers)가 있습니다. 자동안정화 장치란 경기침체가 발생할 때 정부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총수요가 증가하도록 만드는 재정정책의 변동을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자동안정화 장치는 조세제도이며, 실업급여와 빈민층에 대한 공적 부조 등 소득을 보조하는 것도 역시 자동안정화 장치 역할을 합니다.

 

재정정책이 총수요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정책담당자들은 정책을 바꾸기에 앞서 그 정책 결정이 가져올 모든 결과를 감안해야 합니다. 중앙은행이 통화량의 증가율을 낮출 때 생산에 미치는 단기적 효과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도 고려해야 합니다. 모든 정책담당자들은 단기 정책목표와 장기 정책 목표 모두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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