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 산출량과 물가의 변동을 가져오기 때문에 한 가지 정책이 변할 경우 그 효과를 예측하여 나머지 다른 정책을 통해 이에 대응하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수단들이 총수요곡선의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자산효과, 이자율효과, 환율효과에 의해 총수요곡선은 우하향하지만 세 가지 효과의 중요성은 다르며, 미국의 경우 이자율효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유동성 선호이론
‘고용과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 이론’에서 케인즈는 한 경제의 이자율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유동성 선호이론(theory of liquidity preference)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이론에서는 이자율, 즉 명목이자율과 실질이자율 모두 화폐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도록 변동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이론에서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예상이 대개 안정적이므로 거시경제 단기 분석에서 예상 인플레이션이 일정하다고 가정합니다. 이제 화폐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이들이 각각 이자율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화폐 공급: 유동성 선호이론의 첫째 구성요소는 화폐 공급입니다. 연방준비제도가 공개시장조작과 재할인율과 연방기금금리 조절 등의 방법을 통해서 통화량을 조절하므로 이자율과 관계없이 일정합니다. 따라서 화폐 공급은 수직선으로 표시됩니다.
화폐 수요: 유동성 선호이론의 둘째 구성요소는 화폐 수요입니다. 화폐 수요를 결정하는 변수는 많지만, 이자율이 화폐 보유의 기회비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자율이 중요합니다. 이자율이 상승하면 화폐를 보유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이 증가하므로 화폐의 수요량이 감소하고 반면에 이자율이 하락하면 화폐 보유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감소하므로 화폐 보유가 증가하여 화폐수요곡선은 우하향합니다.
화폐시장의 균형: 화폐의 수요량과 공급량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이자율은 균형이자율 하나밖에 없으며, 이자율이 균형이자율과 다르면 사람들은 화폐와 그 밖의 다른 자산의 구성을 조절하여 이자율이 균형이자율에 접근한다고 합니다.
총수요곡선의 기울기와 이동
① 물가 수준은 화폐 수요를 결정하는 변수 중 하나입니다. 물가가 높아지면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에 필요한 화폐의 양이 증가합니다.
② 사람들은 화폐를 더 많이 보유하려고 하여, 각 이자율 수준에서 화폐 수요량이 증가하여 화폐 수요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③ 화폐수요곡선이 증가하고 화폐공급곡선은 일정하므로 이자율이 R1에서 R2로 상승하게 됩니다.
④ 이자율이 상승하면 대출받아 새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새 공장을 짓고 기계 장비를 구입하려는 기업이 줄고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량이 감소합니다.
위의 논리는 물가 수준의 하락에 대해서도 작용하며, 물가 수준이 하락하면 화폐 수요가 줄고 이자율이 하락하여 재화와 서비스 수요량은 증가합니다. 이렇듯 재화와 서비스의 수요량과 물가 수준 사이에는 마이너스 상관관계가 있으며 총수요곡선은 우하향합니다.
통화량의 변동
① 공개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여 통화량이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화폐공급곡선은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② 화폐수요곡선은 변하지 않으므로 화폐의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기 위해서 이자율이 R1에서 R2로 하락합니다.
③ 이자율이 낮아지면 신규주택에 대한 가계지출과 기업의 투자 수요가 증가하여 고정된 물가 수준 P에서 서비스 수요량이 Y1에서 Y2로 증가합니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줄이면 이자율이 상승하여 각 물가 수준에서 재화와 서비스 수요량이 감소하므로 총수요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합니다.
중앙은행의 금리 목표치의 역할
과거에는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한 통화량 목표치를 설정하였지만 최근에는 연방기금 금리(federal funds rate), 즉 은행 간 단기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통화정책의 중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통화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고, 통화량이 주어졌을 때 화폐 수요가 변하면 이자율, 총수요, 산출량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연방기금 금리 목표를 발표하면 그에 따라 통화량을 조정함으로써 매일매일 화폐 수요의 이동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분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유동성 선호이론은 통화정책이 통화량이나 이자율, 어느 쪽을 기준으로 하든 설명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FOMC에서 연방기금 금리는 4%에 유지하기로 중간목표를 정하면 채권 거래를 담당하는 부서에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균형이자율이 4%가 되도록 하라’고 명령하고 이에 따라 통화량을 조절하게 됩니다.
0% 이자율 목표치 하한
만약 연방준비제도의 이자율 목표치가 더 이상 하락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지면 어떻게 할까요? 어떤 경제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이라고 합니다. 이자율이 이미 0으로 하락한 상태라면 통화정책은 효과가 없을 것이며 명목이자율도 0 이하로 떨어질 수 없습니다. 이때 확대적인 통화정책으로 통화량이 증가하면 사람들은 현금으로 보유하려고 할 것이어서 자산 포트폴리오의 유동성은 높아지겠지만 추가적인 유동성은 아무 효과가 없고 총수요와 고용은 낮은 수준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다른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이 상당 기간 이자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투자지출을 촉진할 수 있고, 공개시장조작에서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을 확장하여 모기지 담보부증권(mortgage-backed securities)이나 장기국채를 매입하면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을 늘려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하는 정책을 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어떤 경제학자들은 이자율 목표치 하한인 0%에 도달할 가능성을 감안하여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0%보다 훨씬 높게 잡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0% 인플레이션에서는 명목이자율과 실질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될 수 없지만, 정상적인 인플레이션율이 4%라면 중앙은행이 명목이자율을 0%로 낮추었을 때 실질이자율을 -4%로 쉽게 낮출 수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이자율 목표치의 하한인 0%에 도달하여 경제가 유동성 함정에 빠질 위험이 줄어들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력을 같게 될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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