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본문 바로가기
경제

절대우위와 비교우위

by smartJJ 2024. 3. 30.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머릿속으로 오늘 할 일을 정리해 본다. 일이 많아 꽤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침대에서 일어나 중국에서 만든 옷을 입고 미국산 밀로 만든 식빵을 사서 이탈리아에서 만든 올리브 오일로 빵을 구워 콜롬비아에서 자란 원두로 내린 진한 향의 커피와 함께 먹는다. 노트북과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다. 오늘 아침 하늘도 맑고 기분이 산뜻하다. 평범하지만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하루를 생활하며 내가, 혹은 우리 가족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게 되는 물건이 있을까요? 범위를 좀 더 넓혀보겠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직접 생산해서 사용하는 물건들로 하루를 생활할 수 있을까요? 아마존 정글에 고립되어 전통의 삶의 방식을 따르는 작은 부족 정도를 제외하면 자급자족할 수 있는 나라가 존재할까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한 것이며 그럴 수 있다고 해도 그게 과연 옳은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을. 오늘 아침 내가 먹고 마시고 사용한 모든 것들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에 의하여 재배되고 만들어진 것이며 그렇게 시작한 나의 하루는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되어 또 다른 방법으로 그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교역을 통해 각자 원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얻어 생활의 질을 향상하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데 이 배경에 절대우위와 비교우위 개념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절대우위 (Absolute Advantage)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예준이와 정은이는 A 제품과 B 제품을 같은 품질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때, 예준이가 일주일(5) 내내 A 제품만을 만든다면 150개를, B 제품만 생산하면 100개를 생산할 수 있고, 정은이가 같은 기간 A 제품과 B 제품 중 하나씩 선택하여 생산하면 각각 50, 80개를 생산할 수 있다면 예준이는 정은이에 비해 절대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교우위 (Comparative Advantage)

위의 예에서 보면 예준이의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정은이와의 교역 없이 직접 생산한 제품을 사용하면 좋을 것 같지만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위의 내용을 1일 생산량을 기준으로 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예준이와 정은이의 생산량 비교
예준이와 정은이의 1일 생산량

 

이때 예준이가 자급자족하기 위해 A B 제품을 모두 적절하게 생산한다면 A 제품은 75, B 제품은 50개를 사용할 수 있고, 정은이는 A 제품은 25, B 제품은 40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준이가 나흘 동안 A 제품을 120, 하루는 B 제품 20개를 만들어 정은이에게 A 제품 30개 주고, 정은이는 5일 동안 B 제품만 80개 만들어 예준이에게 35개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준  :  A제품 120-30=90,  B제품 20+35=55

정은  :  A제품 0+30=30,     B제품 80-35=45

 

이처럼 각자 자급자족할 때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것은 기회비용에 따른 비교우위에 의해 나타난 결과입니다. 두 제품 모두 예준이가 정은이에게 절대우위를 갖고 있지만 주어진 시간을 한 제품 생산에 투입하게 되면 다른 제품에 대한 생산을 포기하는 것과 같아서 포기해야 하는 비용의 크기를 보고 비교우위가 높은 것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둘 다 B 제품을 생산할 때의 기회비용(1일당)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예준이가 B를 생산했을 때의 기회비용 : A 제품 30

정은이가 B를 생산했을 때의 기회비용 : A 제품 10

 

예준이의 기회비용이 정은이의 것보다 훨씬 큰 것을 보셨지요? 이때 기회비용이 적은 정은이가 B 제품에 대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고 정은이가 B 제품에 주력하여 생산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됩니다.

 

이는 국가와 국가 간의 교역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해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대하여 절대우위를 가질 수 있지만 모든 것들에 비교우위를 갖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한 나라의 것이 다른 나라의 것에 절대적인 우위에 있지 않더라도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각자 비교우위에 있는 재화, 서비스로 교역을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절대우위와 비교우위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원리는 오래전부터 많은 경제학자들에 의해서 언급되었지만 최초로 도입한 학자는 로버트 토런이었습니다. 그는 1815년 곡물법에 대한 논문에서 잉글랜드의 곡물 생산력은 폴란드에 비해 떨어지지만 폴란드로 수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후 1817년 백만장자 증권중개인이자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리카도가 이 주장을 확대하여 <정치경제와 과세 원리(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and Taxation)>에서 영국과 폴란드 사이의 교역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습니다. 

 

포르투갈이 옷감과 포도주 모두 잉글랜드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생산을 할 수 있고 잉글랜드는 옷감 생산은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들지만 포도주 생산에는 아주 큰 비용이 든다고 할 때, 절대우위만 고려한다면 이들 품목에서는 교역이 발생할 수 없으나 생산에 관련된 여러 제반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잉글랜드는 옷감을 포르투갈로 수출하고 포르투갈은 포도주를 잉글랜드로 수출하여 두 나라 모두 이익을 취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리카도의 이론은 근대 국제 경제학 이론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계속하여 유지되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어떤 정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모두 하나의 의견으로 모이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우위를 포함한 자유무역을 이야기할 때만큼은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리카도 이후에 경제학의 범위나 이론은 더욱 확장되고 정교해졌지만 무역장벽에 대해 대부분 반대하는 것은 비교우위 원리에 바탕을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글 : [경제] 경제학의 기본 원리

다음 글 : [경제] 수요와 공급의 법칙

반응형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요와 공급의 가격탄력성  (0) 2024.03.30
수요와 공급의 법칙  (0) 2024.03.30
경제학의 기본 원리  (0) 2024.03.30
양적긴축과 테이퍼링  (1) 2024.03.25
양적완화의 의미와 사례  (0) 2024.03.22